며칠 전 면접을 보았던 금융 SI/SM 회사로부터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다.
입사일은 9월 1일 화요일. 함께 입사하는 동기가 한 명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등본, 대학 졸업 및 성적 증명서 등 입사 구비 서류를 안내받았다. 최근 채용 취소와 탈락을 연달아 겪으며 길고 불안한 터널을 지나온 만큼, 온 마음으로 기뻐해야 마땅한 순간이다.
하지만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찾아온 감정은 후련한 기쁨보다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짓누르는 복잡한 물음표였다.
'이게 과연 나에게 최선의 선택일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파견 형태의 SI/SM 환경을 가장 피하고 싶어 했다. 내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낯가림이 있고 소심한 편이라 프로젝트가 바뀔 때마다 낯선 환경에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과 부딪혀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나는 한곳에 온전히 머물며 얻는 '소속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본사 사무실에 자리 잡은 '내 책상', 나만의 안정적인 공간에서 동료들과 유대감을 쌓으며 일하는 그림을 늘 그려왔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차갑게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무작정 완벽한 회사를 기다리며 공백을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형태로든 실무에 뛰어들어 개발자로서 진짜 경력을 쌓는 것이 지금 당장 가장 현실적이고 필요한 선택이라는 생각도 든다.
결국 합격을 받아들이고 출근을 준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두려움과 기대가 뒤섞인 채 9월의 시작을 앞두고 있다. 과연 몇 년 뒤 미래의 나는 지금의 이 선택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 치열하게 버텨내며 성장한 밑거름이라 여길까, 아니면 깊은 후회로 남게 될까.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의 정답은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어떤 선택을 내렸든 그 결과를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앞으로 내가 마주할 태도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우선은 첫걸음을 내딛어 보려 한다.